한국조선해양, 수주낭보에 조선업 슈퍼사이클 오나?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었던 조선업이 연이어 수주 낭보를 올리면서 국내 조선산업이 슈퍼사이클 진입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연이은 수주로 분위기는 좋지만, 수주가 실제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와는 시차 차이가 크고, 중국의 물량 공세로 국내 조선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값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한편, 14일 주식시장에서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전일 대비 0.34% 내린 14만 8500원으로 하락했다.

 

 

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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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시장 회복 본격화 기대

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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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잇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소식에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 본격화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2월 입찰을 시작했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2기의 계약 마무리를 앞두고, 2기의 추가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FPSO 2기 중 1기는 한국조선해양이 싱가포르 국영조선소인 케펠과 컨소시엄으로 수주에 성공했다. 총 공사금액은 2조 5000억 원이다. 해양은 FPSO의 부유와 저장 기능을 하는 선체공사를, 케펠은 원유를 생산·처리하는 상부 설비 제작을 맡는다.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체의 총 계약금액은 8500억 원이다. 그간 저유가 장기화로 해양플랜트 시장은 수주 가뭄이 이어져 왔지만 최근 국제유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해양플랜트 수주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정상화 진행 중

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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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일 때 채산성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1분기 배럴당 30달러대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현재 6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사실상 기대하는 해양플랜트가 없다시피 했는데 올해는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유가 수준이 완전히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세로 돌아설 정도로 충분한 건 아니라서 일감 확보에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잇단 수주 낭보, 하지만...

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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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일선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외부에서는 조선업에 잔뜩 기대하는 눈치지만 내부에서는 '아직 멀었다'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잇따른 수주 낭보에도 섣불리 부활을 논하긴 어려운 까닭에는 원자재 값 상승과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차 등이 꼽힌다. 특히 원자재인 철광석 품귀 여파로 가격이 크게 올라가며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12일 기준 톤(t) 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톤당 90달러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63% 치솟은 수치다. 철강 가격이 올라가면 선박 제조에 들어가는 후판(두꺼운 철판) 가격도 덩달아 올라 눈길을 끈다. 선가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상승은 바로 건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조선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주했을 당시보다 높아진 금액으로 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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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수주가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조선업의 특징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선박은 수주에서 설계, 건조, 인도까지 약 2년가량이 소요된다. 최근의 수주 랠리가 실적으로 반영되려면 앞으로 2년은 걸린다는 얘기다. 문제는 현재 조선사 매출과 이익으로 잡히는 것이 대부분 과거 계약 물량이라는 점이다. 조선사들은 2016년부터 이어진 업황 악화로 저가 수주를 해왔는데, 수주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지금보다 선가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조선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대형 조선 3사마다 수주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황이 워낙 길었던 탓에 지금의 성과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다. 여기에 과거에 비해 쪼그라든 현재 조선소 규모로는 과거와 같은 슈퍼 사이클 재진입은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조선업 분위기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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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다만 현장에서는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은 체감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았던 2005~2007년과 비교하면 발주부터 환경 등 규모가 턱없이 모자란다. 그때와 비교하면 현재 조선소들이 규모가 많이 축소됐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수준의 호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주가 늘어도 올해까진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분위기와 실적은 엄연히 별개이기 때문에 제무재 표상 흑자전환까지는 내후년쯤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본격적인 대(大) 사이클 진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선종들의 평균 폐선령이 20~30년 사이에서 밴드를 형성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최소 2024년은 돼야 노후 선박을 보유 중인 선주·해운사들의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가 나타나면서 조선업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조선업 전문연구원은 “후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철강재 비용만으로 3~4% 수준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올해부터 IMO의 해양환경규제로 인한 효과로 발주 시장이 회복되는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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